1월 27일 연중 제3주간 토요일
“왜 겁을 내느냐?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?” 사제인 저나 여러분이나 우리는
믿음이 약합니다. 우리는 삶 안에서 많은 것으로 말미암아, 복음에 나오는
제자처럼 풍랑에 시달립니다. 예수님께서 분명히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
것을 믿고 있으면서도,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 앞에서 우리의 믿음은 한
없이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. 그럼에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의 모습을
기억하면 좋겠습니다. “스승님,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
까?” 예수님을 깨우고 그분께 도움을 청하였던 제자들처럼, 우리도 가장 절
망적인 순간마다 예수님을 찾으면 좋겠습니다.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께
서는 당신을 찾으며 부르짖는 우리의 기도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십니다.
제1독서에서 나탄은 다윗의 죄를 고발합니다. 그리고 다윗은 나탄 앞에
서, 또 그와 함께 계신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. “내가 주님께
죄를 지었소.” 자신의 절대 권력으로 죄를 은폐하려는 마음을 무너뜨리고,
하느님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시인하게 될 때, 하느님의 은총은
다시 우리 안에서 힘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.
진실함은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첫 걸음입니다.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
솔직해지고 진실해질 때,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함을 은총으로 바꾸어
주십니다. 바오로 사도는 이 신비에 대하여 로마서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하
였습니다. “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”(5.20). 그리고 이
말씀은 우리 자신에게도 반드시 이루어질 말씀이기도 합니다.
절망적인 상황에서 예수님께 부르짖는 기도와 죄 앞에서 솔직하게 모든
것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은,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길이며 그분과 특
별한 관계를 맺는 길이기도 합니다. 우리의 믿음은 오늘 말씀이 알려 주는
이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